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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문제 없다 대통령실 두둔한 여당 본질 외면한 해명

by 남기재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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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이란 외무부가 주이란 한국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고 이란 반관영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레자 나자피 법무 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윤강영 한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이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의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쳤다고 밝혔다. 나자피 차관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설명과 입장 정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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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멀쩡한 두 나라를 적으로 규정하면서 논란이 됐는데 오늘 대통령실이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과는 좀 동떨어진 해명이다. 게다가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아랍에미리트 국민이 이란에 적대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발언을 수습하려다가 더 꼬이는 모양새인데 주한 이란 대사관이 오늘 공식 항의했다. 

주한 이란 대사관은 오늘 공식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두 번째 경제구역 상대국인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발언의 팩트가 틀렸다는 게 주한 이란 대사관 측 설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 측 고위 관계자는 오늘 이란을 한국의 적이라고 말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자국을 아랍에미리트의 적으로 규정한 윤 대통령 발언의 팩트 자체가 틀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실과 여당이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면서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의 공개 유감 표명

우리 정부에 대한 이란의 공개 유감 표명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외국인 희생자 5명이 이란 국적이었다. 
그때도 이란 외무부가 나서서 한국 정부의 현장 관리가 부실했다.  그보다도 더 거슬러 올라가서 양국 사이에는 석유 대금 70억 달러 동결이라는 외관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제재로 이란산 석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가 국내 은행에 묶여 있다. 자리프 장관은 양국 관계의 우선순위는 한국의 동결된 금융자산에 이란이 접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가 두 나라의 관계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70억 달러가 외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 한다. 그래서 이렇게 날을 세우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걸 우리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2018년 미국의 제재가 있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와 이란의 교역이 매우 활발했다. 그런데 이란을 이러한 말로 자극하면 앞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렸을 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사실과도 먼 윤 대통령의 발언

무엇보다도 윤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사실과 멀다는 지적이 중동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두 나라 물론 겉으로 보기엔 사이가 나빠 보이고  2016년 외교 관계의 급을 낮춘 적도 있다. 하지만 둘은 경제적 공생 관계이다. 외교부가 펴낸 자료를 봐도 이란은 uae의 주요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재수출 시장으로 실질적 경제 협력을 중시한다고 적혀 있다. 거기에 2021년 말부터는 외교 차원에서도 해빙 분위기 시작됐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야당에서는 우리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기 충분한 이분법적 외교 인식이라고 비판한다. 

여기에 북한과 이란의 관계까지도 생각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러 대한민국의 안보 위협을 고조시킬 요량이 아니라면 왜 굳이 적을 늘리지 못해 안달이 난 것인지 그 목적이 대체 무엇인지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검증은 불가능하지만 얼마 전 서울 상공에 침투했던 북한 무인기가 이란째 드론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장차 북한과 이란의 공고한 협력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독려해 준 꼴이다. 

윤대통령은 왜 이란 주적 발언을 했나? 이유는?

외교부가 최근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아랍에미리트에 최신 정보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이란이 아랍에미리트의 적이라는 표현은 없었다. 대신 파트너 심리적 관계 같은 표현이 눈에 띄었다. 외교부는 이런 내용을 순방 직전 대통령실에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했다. 

외교부가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설명 자료는 이렇다. 이란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이란을 최대의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면서도 심리적인 경제 관계를 구축하며 양국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중이라고 적었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교역 파트너 최대 재수출 시장이라고도 설명했다. 비록 안보 측면에서 잠재적 위험 요소가 있지만 남북한처럼 군사적으로 대체하는 실질적인 주적이 아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순방에 맞춰 양국 관계에 대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한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외교부는 지난 정부 때보다 양국 관계의 발전상을 더 자세히 기술했다고 한다. 아랍에미리트가 이란 핵 합의 복원 결과와 무관하게 이란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경제적 이익 추구를 노력한다는 설명이 추가되기도 하였다. 외교부는 이런 내용을 순방 전 대통령실에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했다. 현 정부가 펴낸 자료에서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이 적 관계가 아님을 설명하고서 막상 대통령이 현지에서 적이라고 규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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